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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l쇼크 오나

기사입력 2004.08.2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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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스태크플레이션 현상의 요인을 제공하는 한편 제 3차 오일쇼크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열린 국제유가전망과 대응방안 회의 모습.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국제유가 동향은 ‘제 3차 오일 쇼크가 오는 것은 아닌가’하는 우려감까지 낳고 있다. 하반기 들어 불과 한달 반 만에 국내 원유도입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27.6%나 앙등했다. 지난달 1일 배럴당 32.32달러였던 유가는 지난 20일 8.95달러나 오른 41.27달러를 기록하며 마침내 40달러대를 돌파했다. 미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역시 지난달 1일(38.67달러)보다 9.11달러 높은 47.78달러로 치솟으며 유가 50달러 시대를 예고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하반기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45달러에 이를 경우 3차 오일쇼크가 우려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경우 경제성장률이 1.6%포인트 감소하고 물가는 1.6%포인트 추가 상승해 결국 85억8000만 달러의 경상수지가 악화돼 1차 오일쇼크 이상의 심각한 위기가 오리라고 예상했다.

    이에따라 정부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지난 주 ‘국제유가전문가 회의’를 시작으로 ‘신·재생에너지 간담회’,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활성화 대책회의’를 잇따라 개최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우려할 만한 고유가 상황=국제유가의 살인적 증가세만 높고 보면 과거 1, 2차 오일쇼크와 비슷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대체적 의견은 “최근상황은 그 때와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오일쇼크는 공급물량의 실질적 감소를 동반했지만 최근의 상황은 “고유가는 우려스럽지만 공급차질 상황은 아니다”라는 쪽의 의견도 만만치 않은 힘을 얻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이문배 연구위원은 “지금은 석유위기라기 보다는 고유가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테러 등 현 중동사태와 수급차질에 대한 우려가 원유 선물의 가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칫 해를 넘길수도=직접적으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잉여생산능력 △소비국 재고 △정제능력 등 가격 상승 완충요인이지만 최근들어 이들의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국제유가가 폭등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이같은 현상보다는 ‘국제정치’가 유가 변동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최근에는 국제유가가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경제재’를 넘어 국제 정치적 논리로 좌우되는 ‘정치재’로 바뀌고 있어 예측이 힘들어졌다”고 말한다. 그만큼 국제정치의 불안이 수급불안 심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는 최근 OPEC의 잉여생산능력이 제약돼 있어 공급 불안심리가 지속될 경우 당분간 두바이유가는 35∼40 달러에 이르겠다고 봤다. 하지만 공급 불안 심리가 해소될 경우 30∼35 달러 선으로 회복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석유공사 구자권 팀장은 “최근 베네주엘라 사태는 어느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러시아 유코스사 문제와 이라크 정정이 더욱 악화되고 있고, 이라크 남부의 정치 변수에 따라 해를 넘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극복방안은 없나= 국제유가 파동의 최대 원인은 결국 이라크 등 중동지역의 정정 불안과 러시아 유코스사 문제인 만큼 해결책도 현지의 상황전개에 달려 있는 셈이다.

    이원걸 산자부 자원정책 실장은 “정부도 국제 정세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충격을 최소화하기에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에너지절약 신·재생 에너지 개발,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유가 상승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직결되므로 상품 선물 시장 등을 통해 가격 변동에 따르는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자상거래·바이오기술 등 지식과 정보를 기반으로 한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새로운 성장 동인으로 활용하는 산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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