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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M 값 안내겠다"...음악사이트-MP3P업계, 비용 부담 논란

기사입력 2004.07.22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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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M 값 누가 내나?'

    소리바다에 이어 벅스까지 유료화를 결정함에 따라 온라인음악서비스는 유료화의 대세를 타고 있다.

    온라인 음악 유료화를 가능케 하는 기술적 대안은 DRM(디지털 콘텐츠 저작권 보호장치). DRM은 디지털 콘텐츠에 암호를 걸어 허가받은 사용자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돈을 낸 사람만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온라인 음악 유료화가 급속히 확산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데도 정작 MP3기기에 탑재할 DRM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는 아직도 정리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관련업체들은 서로 "난 안낸다"며 나자빠지고 있는형국이다.

    이에 따라 벅스·소리바다 등이 속속 유료화를 한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실제로 돈 내고 음악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 DRM 솔루션 공급자 선정은 마무리 단계

    최근 벅스에 이어 소리바다가 유료 다운로드서비스를 준비하면서 MP3플레이어 업계의 DRM(디지털저작권관리) 선정 작업도 막바지 단계에 들어갔다.

    MP3플레이어에 탑재될 표준화된 DRM은 무료 파일 뿐만 아니라 유료 파일도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솔루션을 깔기 위해 필요하다.

    MP3기기업체들의 협회인 KPAC의 안상규 사무국장은 "7월중 DRM 공급업체를 선정해 9월께 국산 MP3플레이어에 DRM기술이 탑재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DRM 선정작업은 6월 말까지 끝낼 계획이었지만 계속 미뤄져 왔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 마크애니·한마로·잉카엔트웍스·테르텐·디지캡 등 6개 DRM기술 개발업체들이 후보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DRM 탑재 비용은 누가 내나?◆

    KPAC측은 "DRM 탑재 비용을 메이커인 MP3플레이어업체들이 감당할 이유가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유료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해주는 DRM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은 음악서비스업체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비용을 고민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음악서비스업체들은 "MP3플레이어업체들이 DRM 개발 및 유지보수와 관련한 비용 일체를 음악서비스업체에 떠 넘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재 MP3플레이어로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유료 음악 서비스 사이트는 맥스MP3, 마이리슨, iLikepop.com 등 20여개에 달한다.

    이들은 "당초 KPAC은 유료서비스를 추진중인 음원서비스 업체들이 서로 다른 DRM을 사용할 경우 MP3플레이어 제조사들이 각각의 음원서비스 업체에 맞춰 DRM 기술을 모두 집어넣어야 하기 때문에 생산원가 인상의 원인이 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로 통일하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DRM을 적용할 경우 음악사이트들이 그동안 구축, 서비스해 오고 있는 DRM시스템을 고객 데이터베이스(DB)부터 다시 뜯어 고쳐야 할 뿐만 아니라 비용 또한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또 "DRM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면 결국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상규 KPAC 사무국장은 "서비스업체들이 먼저 공용 DRM을 선정하고 하드웨어 업계가 따라가는 게 바람직하지만 서비스업체들이 발빠르게 대응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우리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측의 DRM 비용 부담 주체를 둘러싼 논란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장기화할 경우 음악사이트들이 유료화를 하더라도 공용 DRM이 없어서 사용자들이 유료 음악을 다운받지 못하게 되는 피해가 발생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공용DRM, 얼마나 유효할까?

    또 다른 난제는 국내 MP3 플레이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레인콤과 삼성전자가 KPAC의 공용 DRM을 채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삼성은 KPAC 회원사가 아닌데다 레인콤은 이미 MS의 DRM을 채택해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KPAC측은 "공용 DRM이 선정되면 의무적으로 표준화된 DRM을 탑재하고 추가적으로 DRM을 더 탑재하면 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레인콤의 경우 이미 탑재한 MS DRM 외에 추가적인 중복 투자를 할 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소리바다가 국산 DRM업체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영향력있는 음악사이트의 DRM 선택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서비스업체나 MP3플레이어 메이커가 특정 DRM을 사용할 경우, 다른 업체들도 따라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직도 국내시장에서는 무료 MP3 파일이 대거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사용자들이 느끼는 큰 불편은 없다. 하지만 장차 유료화가 정착되면 될 수록 DRM 탑재의 필요성은 커지게 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레인콤이 MS의 DRM을 채택함에 따라 다른 MP3플레이어업체들도 MS DRM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MS가 온라인음악시장의 DRM을 독점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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