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 사랑방

향교골 아이들의 겨울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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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밤 작성일10-01-12 20:29 조회2,4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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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호호불며....

발 동동 굴리며....

 

시겟도 타러 천방에 안가는 날이면

양지바른 담벼락 아래 옹기종기 모여앉아

어깨맞대고 밀고 당기고...

 

백보르 점퍼 팔뚝으로 코물닦아 버질번질해도

챙피한것도 모르고.....[나만그런가~~ 뭐]

나이롱양말 따습기나 하나

검동 고무신이 따습기나 하나

 

손 마구 굴리니 손등은 트서 갈라지고

피가 나 고랑이라 씻어도 지지도 않을뿐더러 또 나고

따가워도 노는 재미에 아픈줄도 모르고 

 

양지바른 돌담집 은자는 꼴에 여자라꼬 바지위에

짧은치마로 얄굿은 패션감각 보이며

오빠들 깡통찬다고 뛰어 다니면

한손에 살점하나 없는 닭다리 들고

득도 없이 쫓아다니기 바쁠즘

 

이집저집 뒷담어귀에서

모락모락 군불지피는 연기 피어오르면

배가 실실 아픈건지 고픈건지...

부지런한 엄마둔 아이는 누릉지들고 나타나고

그 꼴본 아이는 니네 할것 없이  밥생각에 놀이는 건성이고

누구하나 집에 갈란다 하면 입가엔 함박미소 가득해서

집으로 내 달는다.

 

이상은

향교골 아이들의 어느날 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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