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

'비상구는 생명의 문'...........이창수(의성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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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군위닷컴 작성일10-06-03 12:53 조회3,2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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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소방서 이 창 수 예방홍보담당 -

시끌벅적했던 6. 2지방선거도 끝나고 이젠 우리 생활주변의 안전을 돌아볼 때다.
1999년 10월 30일 오후 7시경 인천광역시 중구 인현동 호프집에서 발생한 화재를 기억하는가? 이 비극적인 화재는 지하 히트노래방 내부수리공사 중 인부 2명의 내기시합에서 시작된다.
공사 현장에 있던 신나와 석유를 발견한 이들은 신나와 석유 중 어느 것이 더 불이 잘 붙을까? 라는 내기시합에서 신나에 먼저 불을 붙이는 순간 급격히 연소 확대되어 지하층에서 발생한 화재가 계단을 타고 2층 호프집을 덮쳐 사망 57명, 부상 80명이라는 엄청난 인명피해를 가져왔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우리들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당시 피해자 대부분이 꿈 많은 청소년들이었고 한꺼번에 많은 인명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일 것이다. 인명피해가 많았던 이유로는 좁은 계단(폭 1.2미터에 불과)과 통로 탓도 있었지만 호프집 종업원이 술값을 못 받을까봐 출입문을 잠가 두는 바람에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화재가 발생하였음에도 인명을 대피시키기는커녕 출입구를 잠가 둔 어처구니없는 호프집 종업원의 행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도 모를 화재 발생시 짧은 시간 내에 뜨거운 열기와 유독한 연기로부터 탈출하는 것은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이며, 이때 옥외로의 탈출구가 되는 비상구는 곧 생명의 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 고립되었다가 탈출을 시도했는데 피난을 위한 통로가  장애물로 막혀있고 비상구마저 잠겨 있다면 얼마나 불안하고 혼란스럽겠는가? 피난자는 곧 패닉(Panic)상태에 빠지게 되어 목숨을 잃을게 뻔하다.

이렇게 중요한 비상구라지만 현실적으로 관리 실태는 어떤가? 내가 소유한 건물이나 영업소에서는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안일한 생각과 함께 도난방지를 위한 방범의 목적으로 비상구를 잠가 두거나 고장이 난 상태로 관리하는 경우는 주변에  비일비재하다. 또한 좁은 통로를 따라 비상구를 마련해 두는가 하면 피난을 위한 통로에는 무심코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이나 자전거를 방치하고 폐가구 등 불필요한 물건을 쌓아두어 유사시 피난을 어렵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불특정다수인이 출입하는 다중이용시설에서 비상구 관리가 소홀하다면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건물 내부구조에 익숙하지 않은 출입자가 많아 피난에 곤란을 겪을 것이고, 특히 가요주점의 경우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술에 취한 손님이 대부분이어서 사태는 더욱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비상구나 피난통로 확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너와 나 누구라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최근 소방방재청에서는“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신고포상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불법행위를 목격하고 이를 신고한 사람에게는 일정한 금액의 포상금을 지급하고 불법 행위자에게는 과태료처분을 하는 제도로서 비상구 및 피난통로 확보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인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줌으로써 불법행위는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비상구나 피난통로의 확보를 위해 굳이 고발을 하고 과태료처분을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이제는 “안전불감증에 걸렸다.”라는 말이 또 다시 나와서는 안될 것이며 하나뿐인 생명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고 국격에 맞는 안전한국 실현을 위해서라도 국민 전체가 감시자가 되고 건축주나 영업주들은 스스로가 비상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생명의 문 비상구”의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자료제공 : 의성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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