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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뚜기도 한 철이지만 벼 농사도 한 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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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군위닷컴 작성일12-10-04 10:07 조회2,2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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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뚜기 좀 그만 잡으소, 한 해 농사 다 망치니더”

 메뚜기 날자 벼 떨어지고, 밤, 도토리 등 몰지각한 인간들이 싹쓸이 하는 바람에 굶주린 야생 멧돼지 등 산짐승들이 논밭으로 내려와 수확을 앞둔 벼, 사과, 채소, 고구마 등을 마구 헤치고 있다.
 
모진 가뭄과 태풍에도 불구하고 벼는 황금물결을 이루고 대풍작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확을 앞둔 벼들이 극심한 수난을 격고 있는데 몸에 좋다는 메뚜기를 잡기 위해 도시민들이 삼삼오오 떼를 지어 들녘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황금빛 들녘에는 농번기 농민들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수를 놓고있다, 메뚜기를 잡는 것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벼야 망가지든 말든 아랑곳 않고 날아다니는 메뚜기를 채취하기 위해 벼를 쓰러뜨리는가 하면 잘익은 벼를 한웅큼씩 잡아체기 때문에 수확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농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오죽하면 마을마다 ‘메뚜기 채취 금지’라는 현수막을 걸어 놓고, 메뚜기 채취꾼들을 감시하고 있다, 농민들은 이들의 횡포에 분을 삭이지 못하고 “논에다가 불을 확 질러버리고 싶은 심정이다”며 법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하소연 하고 있다.

 메뚜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최근 몇 년 사이 병충해가 없었기 때문으로 농민들이 농약사용을 크게 자제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메뚜기 잡이도 한 철이지만 벼 농사도 한 철이다, 몰지각한 사람들이 한 해 농사를 망쳐 농심이 멍들고 있다, 잡는 것이야 말릴 사람은 없다, 하지만 잡는 방법이 문제다, 이래서야 도농이 상생할 수 있겠는가?.

 내 몸보신을 위해 얌체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농심은 시퍼렇게 멍들고 있다.
 여기다가 밤, 도토리를 채취하기 위해 도시민들이 온 산을 누비며 싹슬이 하는 통에 먹이가 부족해지자 산짐승들이 들판으로 내려와 피땀흘려 지어놓은 곡식과 사고, 채소 등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애타는 농심을 그 누가 알아주랴, 제발 양심이 있다면 얌체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한 해 농사를 위해 허리띠 졸라매고 육신이 부서지도록 애써 지은 농사를 수확을 눈앞에 두고 망쳐서야 되겠는가.

배철한 기자 baec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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