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일, 소보면 위성리 은 모씨 못자리에서 어린모 2,150판을 뒤엎는 참담한 사건이 있었다.
못자리 주인 은씨는 처음엔 그저 벼가 빨리 자라나 보다고 생각했는데, 자라는 속도가 타 못자리와 비교해서 너무 빨라 이상히 여겨 군위군 농촌기술센터 소보농업인 상담소에 문의한 결과 키다리병으로 모내기를 했을 때 벼가 차츰 누렇게 고사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병이다.
키다리병은 주로 종자에 의해 전파되며, 이병모에서 형성된 분생포자가 공기전염된다. 이병주의 엽초에서 형성된 분생포자가 비바람에 의해 비산하며 출수 후에 벼알에 부착된 포자가 개화중에 화기감염되어 월동하는, 생명력이 강하며 못자리 양식에 따른 발병은 상자육묘>밭못자리>물못자리 순으로 주로 고온 다습한 상자 육묘에서 많이 발생하는 등 농민들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 병이다.
지난 볍씨 침종 때 은씨는 볍씨를 소독해서 발아기에 넣었고, 같은 동네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못자리를 장만한 농가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을 보였다. 이웃 두 농가에서는 은씨보다 정도가 심하지 않아 모심기를 하였는데 모가 차츰 고사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키다리병이 발생한 농가의 공통점은 일품의 변종(신일품)을 쌀 전업 농가에서 구입해서 침종했으며
은씨 또한 신일품볍씨를 다른 종자와 함께 볍씨발아기에서 발아를 시켰기 때문에 키다리병이 이병된 것으로 보여진다.
은씨는 위탁받은 농사와 자신의 농사를 합하여 어린 모 2,100여 판, 은씨의 피해액은 어린 모 1판당 3,000원에 육묘농장에서 구입해서 약 600만 원의 경제적 손실을 봤으며, 거기에 병든 모판을 처리해야 하는 수고까지 더해, 보는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군위군 농촌기술센터 소보농업인상담소 홍병효소장은 현장을 방문한 결과, "이 농가에 키다리 병이 발생한 원인은 종자소독이 완벽하게 되지 못했고, 이미 이병 된 종자와 함께 다른 종자를 볍씨발아기에 넣어서 그 피해 규모가 컸다"며, 분의 소독(가루 소독)을 해서 나오는 보급종자도 약 70%의 소독효과 밖에 얻지 못하므로, 침지 소독(액체 소독)을 겸해야만 90 ~ 95%의 소독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이처럼 출처가 확실하지 않는 일반농가에서 구입한 종자는 각별히 더 신경을 쓰기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아울러 한 농민은 "농민들이 재배하고 싶은 벼품종을 손쉽게 구입할 수 없어 일반농가에서 서로 품종을 교환하는 데서 볍씨소독을 철저하게 하지 못하는 점이 많다"며 농업기술센터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농민들에게 볍씨를 넉넉하게 보급해서 농사짓는 애로점을 덜어주길 바란다"며 애석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