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 (금)
사직동앞 섶 다리/자밤
밤마실을 지나
천방으로 내 달리면
정미소 황소 구루마 올라가게 조금은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서면
호박돌 밭 지나
자갈밭 갱변이 펼쳐지고
그 뒤로 강과 실개천의 중간쯤....꽤나 넓은 물길
그리고 모래밭 또 논...밭.... 안산이
그림처럼 펼쳐져
키 작은 아이의 눈에 가득 들어왔다.
지난해 늦가을
한해겨울 잘 다니게 해달라며 만든
동고랑 구멍 뚫린 철판 올라탄 신식 섶 다리가
3월 하순 이쯤에도 끄떡없이 잘 서있었다.
섶 다리 위 동그란 구멍 사이로 수정 같은 맑은 물을 보노라면
어느새 머릿속은 하얀 도화지가 되어
무지개색 골뱅이가 그려졌고
주저앉아 벌벌 떨던 기억도 있다.
누가 그랬는지......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라고.
두서너 번 그랬지만 그 담부턴 뛰어 건너곤 했다.
극복한 게 나름 즐거웠는지 뛰어 건너는 재미로
다시 찾곤 했던....
겨울이면 그 자리에 그렇게 서 있었던
사직동앞 섶다리를 기억한다.
여느 술도가 자전거에
막걸리통 몇개 달고 싣고 섶다리를 타고 건넜다는
전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