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 (월)
◀ 구자운(의성방서-방호구조과장)
2010년,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 10% 저감을 위해 화재와의 전쟁이 선포되었습니다. 국민들의 생활환경이 급변하면서 주거시설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외부에서 혹은 차량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 일본 같으면 전국의 어디를 가더라도 대중교통 시설인 지하철이 확보되어 자동차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시스템이 준비되어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자동차에 의존해야만 하는 시스템에서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만 있으면 전국의 어디든 갈 수 있으며 자동차로 모든 것이 통하는 일상적인 환경으로 자리 잡은 만큼 자동차는 일상문화의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느 곳을 가던지 주차공간이 부족할 만큼 차량의 수가 늘어남과 동시에 자동차 화재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불시에 발생하여 인명과 재산의 손실을 초래하게 하는 화재의 양상 또한 주거시설 위주에서 다양한 생활공간으로 확대되었고 차량화재 또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타 화재와 달리 자동차에서 발생한 화재는 피해자가 거의 손을 쓸 수 없지만 유일한 대처 방법으로는 휴대가 손쉽고 사용하기 편리한 소화기를 항상 비치해 놓고, 불의의 사고를 접했을 때 즉시 활용할 수 있다면 인명피해는 물론 재산피해도 최대한 저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차량이 운행 중 엔진부분에서 불길을 발견하고 초기 진화를 할 경우 불길을 잡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하지만 차량용 소화기를 비치할 의무가 있는 차량을 보면 위험물 운송차량, 가스운송 화물차, 7인승이상의 승합자동차로 규정되어 있어 대부분의 승용차량의 경우 소화기를 비치한 경우는 드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초기진화를 하지 못하고 소방차량이 도착하여 진화를 할 때쯤은 거의 차량이 전소하게 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운전자가 안전한 곳으로 대피를 하여 인명피해는 없다 하더라도 차량의 전소로 인하여 재산적인 피해를 보게 되고 자칫 대피를 하지 못 할 경우 사망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차량 내 소화기 비치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동차 생산량과 판매량이 해마다 급증하여 자동차 문화가 보편화되었지만, 안전하고 쾌적한 자동차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지를 모든 국민들이 자성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모든 자동차에 소화기를 비치하는 것이야 말로 자신은 물론 사랑하는 가족들의 생명을 지키고, 화재와의 전쟁에서 큰 무기를 확보하는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