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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짐승이바구(삼국유사) 글을....

  • 작성자 : 군위닷컴
  • 작성일 : 13-06-03 13:15
  • 조회수 : 2,148

하늘 말이 붉은 알을

진한(辰韓)의 여섯 마을 촌장들이 모여 새로운 임금을 모시기 위해 알천 언덕에 올라갔다. 그 때 한 사람이 소리를 쳤다.
“남쪽을 보십시오. 저 말을요.”
과연 나정(蘿井) 우물가에 흰말이 엎드려 있는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가까이 가자 그 흰말은 붉은 알 하나를 남겨두고 하늘로 소리를 지르며 홀연히 올라가버렸다. 알은 세상에서 보기 힘든 크고 멋진 것이었다. 알천랑이 놀라운 듯.
“자 보십시오. 이 알은 분명 하늘이 말로 하여금 우리 진한에 보내온 것입니다. 참으로 신기한 일입니다.”
알은 마치 큰 박과 같은 모습이었다. 마침내 그 알을 깨어보았다. 더욱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 알에서 단정하고 잘 생긴 사내아이가 나온 것이다. 알천이 앞장을 서서 아이를 데리고 동천(東泉)에 목욕시켰더니 몸에서 빛이 나고, 새와 짐승이 춤을 추었으며, 천지가 진동하고 해와 달이 빛났다.
“여러분. 이 아이야말로 우리가 찾던 새로운 나라의 임금이 될 분입니다. 이분을 우리들의 지도자로 모십시다.”
소벌도리가 나서더니 한 술 더 떴다.
“이 어린 임금이 우리의 새 세상을 밝힐 것이니 혁거세(赫居世)라 합시다. 박처럼 생긴 알에서 나왔으니 성씨는 박씨(朴氏)라 하는 게 어떨까요.”
다음 날 정식으로 6촌장 회의를 열었다. 영웅이 태어나면 그에 걸맞은 짝이 있는 법. 촌장들은 혁거세 임금의 짝을 구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바로 그 날. 알영(閼英) 우물에 계룡(鷄龍)이 나타났다. 왼쪽 겨드랑이에서 여자 아이가 태어났다. 매우 아름다웠으나 입술이 닭의 부리와 같지 않은가.
"아이의 입술이 꼭 닭의 부리와 같네. 이걸 어떡하지?”
취산의 진지촌장이 나서더니 북천에 가서 아이를 목욕을 시키자고 하니 좋다고 하였다. 거짓말처럼 튀어나온 입술이 예쁘게 다시 들어갔고 본디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모두가 하늘의 뜻이었다. 마침내 혁거세는 알영을 맞이하여 부부가 되었고 뒷날 임금과 왕비가 되어 신라 천년의 큰 디딤돌을 놓았다(삼국유사 참조).

(되새김)

말 하면 몽고다. 몽고의 비행기에는 말대가리가 그려져 있다. 공항에 들어가니 역시 마찬가지. 말 공연장에도 데릴지 국립공원에서도 전통적인 국립극단공연에서도 예외 없이 말이 등장하는 걸 보았다. 공연장 안에 말을 기르고 말 공연을 하는 공간이 함께 있으니 말 오줌냄새가 코를 찌른다. 그런데도 저네들은 아무렇지도 않아 한다. 해금을 켜면서 말을 모는 노래를 부르는 소년의 모습. 공연단의 노래 가운데 다른 말은 못 알아듣겠고 당골 곧 무당이라는 말은 귀에 잘 들어왔다. 말의 영혼과 교류하는 사람의 모습이 저런 걸까 하는 의구심도 일어난다. 우리말에서 말로 소리가 나는 뜻으로는 세 가지가 있다. 사람이 타고 다니는 말(馬),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고 할 적의 말(斗), 입으로 삶의 생각과 느낌을 전하는 말(言)이 그렇다. 서로 뜻은 달라도 옮김이란 점에서는 다를 바 없다. 말은 몽고의 모린(morin)에서 비롯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제주 방언에서는 지금도 ‘모리’라 함을 보면 암시하는 바가 매우 크다. 달리 윷놀이에서 도, 개, 걸, 윷, 모라 할 때 걸을 지명의 대응으로 보아 말을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거룩하다의 ‘거룩’이 말을 뜻하는 걸에서 갈라져 나온 형태임을 짐작할 수가 있다. 삼한 가운데 마한(馬韓)의 마도 말의 거룩함과 으뜸감을 이른다. 따라서 말이 접두사가 되어서 크다-거룩하다로 쓰임을 알 수가 있다. 우리 몸의 가장 높은 부분을 ‘머리’라 함도 거룩한 천마(天馬) 사상의 그림자로 보아 무리는 없을 것이다. 모음이 바뀌어 쓰이는 이형태로 볼 수 있기에 그러하다(한겨레, 2008.5.14. 짐승이름 참조).

하늘 길 말소리가 바람소린 양
긴 목에 갈기로
바람에 말달리던 광개토왕의
영혼의 소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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